2024년 4월호

이동

더불어사는 이웃-북구자원가사봉사회

  • 2003-04-25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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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에서 더 밝고 따뜻하게
100여세대 결연, 가사봉사

1986년에 발족된 북구자원가사봉사회(회장 김순임)는 현 회원 36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순수 여성 봉사단체이다. 한 회원 당 4 5세대씩 결연을 맺은 가정은 북구 관내 모두 100세대나 된다고 한다. 주로 무의탁노인이나 소년 소녀가장, 장애인, 독거노인들과 결연을 맺어 빨래 및 청소, 부엌일 등 가사 봉사를 해주는 단체이다.
봉사회의 발족과 함께 이 일을 시작한 김덕자(61세. 금곡동)씨는 초등학생이었던 수혜자가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어 결혼도 하고 반듯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아 잘 살고 있다는 안부를 접할 때 큰 보람을 느꼈었다고 한다.
"식구들 반찬 할 때 고등어 한 마리라도 같이 졸여서 갖다 드려야지 하는 마음입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께는 반찬 한 가지, 깨끗한 옷 한 벌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좋아하시는 것은 여태껏 살아온 흔적의 실타래를 들어주고 세상 이야기를 나누어 드리는 것이 가장 으뜸입니다."라고 귀띔을 해 준다.
"항상 젊어지는 기분이다. 벌써 돌아가신 분도 몇 분이 계셨어요. 어렵고 고생스럽다 생각하면 봉사를 할 수가 없어요. 나보다 조금 더 불편한 이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며, 생수 한 병이라도 가져다주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언제까지나 이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할 것이다."라는 말에서 가장 큰언니 격인 노홍숙(69세. 금곡동)씨의 소탈함을 읽을 수 있었다.
"단 한 번도 공치사를 바라고 봉사를 해 본 적은 없었지만, 수혜자의 입장에서 너무나 '당연함'으로 익숙해질 때는 마음 한 구석에 섭섭함으로 남겨진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도 있었고, 올 4월에 처음으로 입회한 손윤임(55세. 화명동)씨는 이번에 이사 오면서 같이 활동하게 되었는데 선배들의 활약상(?)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훌륭한 선배들과 같이 활동하게 되어 더없이 기쁘고 행복하다고 한다.
"가사봉사회 회원 모두는 하늘이 내려주신 천사라고 칭하고 싶습니다."라고까지 치하를 아끼지 않던 김순임(회장)씨는 새벽 2시에 편찮으신 어르신의 병수발, 약수발하던 일, 추운 김장철에 식구들 김장도 뒤로 한 채 1500포기에 달하는 김장을 집 마당에서 절이고 씻어 마련하느라 엄청났던 고생, 이런 일들이 이젠 추억의 한 자락이 되어 지금의 감사와 더욱 낮춰지는 겸손을 배우게 해 주었노라고 털어놓았다.
이젠 쉬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다가도 '말벗이 되어 드리던 양로원의 어르신들은 어떠할까?', '돌보던 청소년가장은 탈선하지는 않았겠지…', '편찮으신 어르신 병원은 누가 모시고 갈까?'이런 저런 생각에 봉사활동을 접지 못한다고 한다.
자원 봉사를 희망하는 북구 거주 주부라면 누구라도 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가입 ☎ 309-4372)
김미양 명예기자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