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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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그래비티’‘인터스텔라’, 그리고 가족

  • 2015-07-01 13:51:39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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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과 2014년에는 아옹다옹, 복닥복닥 사는 인간들에게 우주에서 지구를 들여다볼 기회와 멋지고도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한 영화가 있었다. 멸망할 지구를 대신할 행성을 찾아 떠나는 인터스텔라와 우주공간에서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다 당한 재난을 그린 그래비티.

이 영화들은 인공위성과 우주정거장, 블랙홀과 웜홀의 신비로움으로 정신을 홀리는 한편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의 짐에 허우적대며 고군분투하는 인간을 대비시킨 후 우주를 넘는 강인함은 인간들의 가족애임을 보여주었다. 임무 수행을 위해 우주로 날아간 과학자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을 맞았을 때, 그들을 지구로 끌어당긴 힘은 발달한 과학이나 문명이 아닌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고 기억이었다.

인터스텔라에서 구현된 상대성이론은 우주 공간과 시간을 넘어 딸을 찾아온 아버지가 널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애절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게 하는데 이는 가족 간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이 거대한 스케일의 우주영화는 지구 외에는 그 어디에도 인간이 살만한 행성이 없으며 궁극적인 지향점은 가족의 사랑이라고 못 박는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이와의 추억이 주인공을 지구로 이끄는 촉매제가 되는 그래비티에서도 가족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아도 자극이 되는 존재로 그려졌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단지 자신을 위해서라면 어느 순간 외로움이 덧입혀지고 위기가 닥칠 때 포기의 순간을 맞을 수도 있겠지만 지켜봐 주고 같이 기뻐하며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가족이 있다면 더 없이 강한 동기가 부여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구 중심으로 잡아끄는 힘인 중력은 체중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곧게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듯이 때로는 무겁지만 기꺼이 지고 가야 할 가족과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건강과 안전을 바라는 만큼 크게 느껴지는 정서가 불안이다. 예방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는 감염병 때문에 커져 가는 불안 속에 숨을 크게 내쉬며 인터스텔라속 대사를 떠올려본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김미정 / 희망북구 명예기자

최종수정일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