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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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이웃을 위한 배려, 자원봉사

  • 2016-11-28 14:40:26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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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 우 / ()북구자원봉사센터 센터장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보다 많이 필요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겨울은 따뜻한 손길이 더욱 간절해지는 계절이기에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자원봉사는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타인을 존중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이타주의적 정신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이타성은 자원봉사활동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는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른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말은 곧 자원봉사활동은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뜻이다.

자원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자원봉사활동이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 때문이다. 자신의 결심만 있으면 누구나 자원봉사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자원봉사활동은 어디에서 하게 되는가? 활동 현장이 따로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원봉사자 그 자신이 있는 곳이 바로 자원봉사 활동의 현장인 것이다. 이런 중요한 사실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북구의 경우 지역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느라 보람의 땀방울을 흘리는 자원봉사자 수는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62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나서서 활동하는 봉사자는 18% 정도에 불과하다. 양적인 성장에 비해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수요처가 부족하고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선진국에 비하면 자원봉사 참여율이 낮고 수요처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자원봉사자 관리체계를 정비하여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요처와 제공처를 연계하는 방안이 적극 모색된다면 참여의 공간도 넓어질 것이며 참여자의 수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바탕을 다지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의 역할과 자세를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첫째, 자원봉사자는 도움이 필요한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가족과 친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을 대하고 돌보는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둘째, 지역사회 주민들의 통합을 이루어 가는 매개자 역할을 해야 한다. 오랫동안 일상 생활과 정서적인 면에서 지역사회와 단절되거나 배제되었던 주민을 지원하면서 지역사회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이 자원봉사자에게는 필요하다.

셋째, 자신에 대한 확신과 타인에 대한 개방이 요구된다. 자원봉사의 의미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서 자원봉사에 임해야 하며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넷째, 순수한 인간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원봉사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이끌어주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고 있거나 주는 자와 받는 자를 구분하게 된다면 자원봉사의 이타성이 결여된다. 순수한 인간애와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에서 우러나온 겸손을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다섯째, 어렵고 힘든 일들을 긍정적·협력적 태도로 극복해야 한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중요한 일보다는 허드렛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인내심과 지구력을 가지고 권태감을 이겨 내야 한다.

여섯째, 타인의 강요나 억압에 의해 행해진 것이 아니라 타인을 돕고자 하는 자신의 자발적인 의지에서 나오는 자유스런 활동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자원봉사 활동이 이어져 올 수 있는 원동력은 봉사활동이 개인의 자유스런 의지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일곱째, 금전적인 보수나 대가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자원봉사활동을 행함에 있어 인간의 자발성이 경제적 보상 등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구속되어 본래의 정신에 위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중국 속담에 한 시간을 행복하려면 낮잠을 자고, 하루를 행복하려면 낚시를 하고, 한 달을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일 년을 행복하려면 유산을 상속 받아야 하며, 평생을 행복하려면 내 주위의 가난한 사람을 도와라라는 말이 있다. 높이 치솟는 수직선에 매혹되어 위로 올라가는데 급급해하지 말고 가끔은 너른 수평선처럼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자원봉사는 자발성과 무보수성이 중요시되고 있으므로 물질적 보상을 바라기 보다는 나눔의 행복과 보람을 느꼈으면 한다. 이웃을 위한 배려가 곧 자원봉사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최종수정일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