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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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내 자녀에게 맞는 양육방법을 찾아야 할 때

  • 2023-05-03 16:22:40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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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은 / 부산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를 보면 2021년 만 0~17세 아동·청소년 중 아동학대 피해 경험율은 10만명 당 502.2건으로 2020년 401.6건보다 100건이 늘어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났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보면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5만3932건으로 2020년 대비 2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3만7605건으로 2020년 대비 21.7% 증가했다.
특히 학대행위자는 부모가 3만1486건으로 아동학대 사례 중 83.7%를 차지한다. 아동복지법 5조 보호자의 책무에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된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 2021년 1월 민법상 징계권이 폐지(민법 제915조 삭제)됐음에도 불구하고 가정 내에서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자녀들에게 체벌이나 폭언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가 일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자체에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에 대해 피해아동 및 가족기능 회복과 재학대 예방을 위해 피해아동, 아동학대행위자, 피해아동의 가족에 대한 상담·치료·교육 등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실제 아동학대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중·상해 등 심각한 아동학대사건도 만나지만 가정 내 부모가 자녀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례를 많이 만난다.

부모님과 상담을 하며 아동학대 발생 이유를 살펴보면 자녀가 바르게 잘 컸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녀의 버릇을 고치고자, 한번 크게 혼내지 않으면 자녀가 잘못될까봐, 자녀의 행동을 수정해주고자 체벌이나 소리치는 등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가 자녀를 훈육할 때 내 말을 잘 듣는 자녀로 만들기 위해 훈육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 자녀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 걱정되는 자녀의 그 행동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훈육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아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훈육을 한다면 나의 훈육 방법이 내 자녀에게 효과적인지, 때론 내가 화나는 감정만 전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또한 우리 아이는 내가 훈육을 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지 자녀에게 어떤 형태로 알려주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때리지 않아도 소리치지 않아도 상호 소통을 통해 충분히 변할 수 있다. 그 신뢰와 믿음에서 시작되었으면 한다.

첫째 자녀에게 통한 양육 방법이 둘째 자녀에게도 꼭 적용되진 않는다. 아이들은 저마다 기질과 성격이 다르며 발달 특성도 개인차가 있기에 각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녀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도서, 유튜브, 양육 관련 프로그램 등 수많은 정보가 있다. 부모님들과 상담을 해보면 이전보다 양육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하고 많은 지식과 정보가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 하지만 많은 양육 정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자녀에게 맞는 양육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자녀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당사자인 자녀가 동의할 수 있는 약속과 규칙을 함께 정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충분히 자녀의 의견을 들어주고 존중하며 공감해 줄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는 부모님과의 의사소통과정을 통해 타인과의 소통 방법을 배워갈 것이다.
우리도 부모가 처음이다. 그렇기에 서툴기도 하고 실수하기도 한다. 우리도 자녀가 성장하듯이 부모로서의 내 역할도 변화가 필요하다. 부모로서의 나 자신은 어떤 특성과 개선할 점이 있는지 자녀의 발단 단계에 맞추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변화하며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이다. 한 강연에서 “자식은 잘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낳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모두 어떻게 우리 자녀를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걸 더 자녀에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느끼며 응답하기를…. 부모, 자녀가 모두가 행복한 5월이 되길 소망한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