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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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우리의 자세

  • 2021-01-05 14:37:34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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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모 / 만덕종합사회복지관 관장
 
현장에서 ‘신고려장’이라는 단어가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요즘 시대에, 특히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에 고려장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이렇게 고개를 흔들다가 아차 싶었다.
우리의 삶을 되새겨 보면 병원에서 태어나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고, 특히 어르신의 경우 돌봄의 문제를 가족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요양병원 내지는 요양시설을 선택하고 있다. 결국 그곳에서 생을 마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면서 어르신들에게 항상 듣게 되는 말씀이 “내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라는 것이었다. 이런 말씀은 개인적 욕구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되어버렸다. 돌봄의 문제가 이제는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의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즉, 돌봄의 주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9년 가을, 우리 북구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유럽의 커뮤니티케어, 일본의 지역포괄케어 등 유사한 사업들이 20년 전부터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돌봄의 문제에 대해 접근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구는 돌봄의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고령화라는 신사회적 위험을 준비하는 북구의 의지이기도 하였다. 이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가 많고 노인인구가 많은 북구에서 중심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지역사회의 문제라고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노인·장애인·정신장애인 등)들이 집 또는 그린홈 등 살던 곳에서 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돌봄, 일상생활의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 주도형 정책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핵심은 대상자의 욕구에 기반한 공공서비스의 지원과 대상자 중심의 사회적 관계를 통한 활동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주민의 역할을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호혜적인 봉사활동이다. 각동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이 진행 중이며 민관협력을 통한 지역의 문제를 주민스스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른 하나는 지속가능한 전문적 서비스를 위한 주민주도형 사회적 경제조직을 만들어 사회적일자리 창출과 전문적 서비스를 대상자에게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돌봄 활동에 대해 전문적인 서비스체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의 사회적 일자리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주민들이 주도해서 만들어진 사회적 경제조직은 다시 지역사회에 이익을 재투자함으로써 지역사회 내에서 돌봄 활동에 대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렇다면 지역사회 통함돌봄을 위한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참 어려운 정책이다. 주거, 요양·돌봄, 보건의료, 생활지원등 다양한 공공의 사회서비스들이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한다. 결국 공공의 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 확충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지역사회의 기능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다. 이웃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나가며 우리의 활동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성, 그리고 관계성을 기반으로 하여 마을 단위 돌봄이 가능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촘촘한 사회적관계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가장 편한 곳은 ‘내가 사는 마을’과 ‘집’이며 그곳에서 실현되는 노후가 바로 어르신들의 가장 큰 바람이다. 삶이 시작되고 끝을 맺는 순간까지 모두 담아내는 공간에 ‘이웃’이 더해졌을 때, ‘돌봄’이 완성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방향성은 개인의 욕구에 기반한 보편화된 공공서비스에 가장 편안한 공간과 사람이 함께 관계하고 활동하는 이웃을 더하는 것에 동참하는 것이다.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