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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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 지금은 내면의 힘을 키워야 할 때

  • 2021-07-26 19:33:18
  • 정영미
  • 조회수 : 833
2년 전에 교도소를 방문하여 수감자들의 전시발표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들이 한정된 공간과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도 식물을 키우면서 느낀 점을 발표하는 자리였는데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과 달리 자신을 담담하게 성찰을 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인간은 각자에게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동물이라고 하는데 나이를 점점 먹어가서 그런지 이제는 몸과 마음이 약해지고 때론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작아져 가는 나의 모습을 극복해보자는 생각에 일상의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농촌의 일손을 도우러 다녀왔다. 일꾼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블루베리 농장에서 이틀 동안 수확하는 일을 거들었다.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일손을 구하느라 안달복달하는 농부에게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요령이 부족해서 노동의 맛은 쓰고 짰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을 했다.
그즈음에 파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이 밭에 모종을 심고 계셨는데 지나가는 여행객 몇 분이 도와주고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있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꾸고 싶은 소망 하나를 마음에 담았다.
당장 실현하지는 못하지만 작은 꿈 하나를 간직하고 보니 상상의 나래가 저절로 펼쳐진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답답하고 막막한 느낌이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내면의 힘을 키우고 몸도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고통도 외면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 시간이 바로 나를 위로하는 시간임을 알기에 계속해 보려고 한다.
아주 작게 보일지라도 정성과 최선을 다하여 예쁜 꽃 한 송이를 피워보리라.
김은숙 / 화명동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