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이동

時論 - 정축년 새해를 맞이하며

  • 1997-01-27 00:00:00
  • admin
  • 조회수 : 1074

새해들어 노동법 개정으로 인한 정부와 노동자들의 첨예한 대립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지 못하고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는 국제화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계층간의 불신 때문에 발생한 사건 중의 하나라고 본다. 사용자는 노동자를 믿지 못하고 노동자는 사용자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며, 이 불신의 깊이는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을 해 오면서 그동안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했던 노동자들의 분노가 아직 잔재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개정된 노동법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참고 기다리라 했던 정부와 사용자가 이제 또 변형근로시간제나 정리해고제 등으로 노동자들의 심경을 건드리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국제화 세계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런 불신의 늪을 건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정치가들이 일방적인 의사결정이나 행정의 일방통행은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게 된지도 오래되었다.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행정에 반영함으로써 국민을 위한 행정으로 나가는 것이 진정한 주민을 위한 행정이 될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행정이 하향성 형평을 추구하는 정책이 대부분 이었으며 그렇기에 행정편의주의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고 주민들은 결정된 사안에 따라가는 수동적인 형태의 행정이 이루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질높은 삶을 추구하는 선진사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그런 방법은 주민들로부터 환영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저항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공정하고 공개적인 행정을 구현하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상향성 형평을 추구하여 복지사회를 주민과 함께 건설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분야 전문가들의 설득력 있는 견해와 주민들의 개인 이기주의나 집단 이기주의가 충분히 배제된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을 결정하는 방법이 아니고서는 원할한 업무 수행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학에서도 서비스 개념이 도입되어 교육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산업에 이바지하고 문화생활 공간으로서 시민의 삶에 적극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대학으로서 대학과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화공간을 창출해가는 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구에 자리잡은 우리 대학에서도 매년 백양음악회를 개최하여 지역민의 정서함양에 기여한다든가, 사회체육과 어학특강을 통하여 평생교육의 장을 마련한다든가, 테니스장, 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함으로써 지역대학으로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해 왔던 것도 바로 상향성 형평을 추구하는 한 모습이다. 올해도 우리 대학은 시민들의 평생교육을 위해 문화강좌 등을 신설하여 주민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지역대학으로서의 그 사명을 다할 방침이다.
(부산전문대 학장·시인 정 순 영)

최종수정일202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