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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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의 역할과 기대

  • 2021-11-02 11:53:35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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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재 / 희망북구 편집위원‧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지방자치 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자체마다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개발하여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이를 관광산업과 연계시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랜드마크란 지리학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탐험가들이 일정 지역을 이동할 때 표식으로 인식하던 특징적 사물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요즘은 특정 국가·도시의 성격을 상징하고 지역을 대변하는 건조물, 자연경관, 역사적 장소 등을 의미하는 말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이 각 도시를 방문해서 “이곳을 대표하는 명소가 어디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답변하는 곳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셈이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중국 북경의 천안문, 서울의 숭례문 등은 해당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의 대표적인 예이며, 일본의 후지산이나 브라질의 아마존강 등의 자연환경도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지자체의 랜드마크에 대한 이해는 고층 건물의 상업적 광고를 위한 이미지로 전락하여 도시를 아름답게 하기 보다는 병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랜드마크로 만들어진 도시의 이미지는 다른 곳과 차별되는 고유성과 절대성을 확보하게 만들고, 이러한 이미지가 널리 알려져 설득력을 얻게 되면 많은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각 도시나 지방에서는 그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개발하여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이를 통해 신규 관광 인프라를 창출하는 동시에 정체성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부산시도 지역을 대표하는 7개의 교량, 7개 해수욕장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세븐브릿지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핵심 콘텐츠로 개발하여 파리 에펠탑,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브릿지 등과 같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전 세계인의 소망목록에 포함될 수 있도록 부산의 대표 상징물을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도시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그 나름의 분위기와 정취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곳을 찾은 이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아울러 그 도시의 경제를 유지시키고 살리는 역할까지 한다.

최근 우리 구의 도시환경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산과 강을 품은 지역 기반 위에 시간을 통해 전개된 노력과 사회구조의 변화, 도시 기반의 기능변화로 생태공원, 등산로, 가로환경 등이 지역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긍정적인 인상과 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구의 랜드마크로 거론되는 ‘금빛노을브릿지’는 길이 382m의 부산 최장 보행교로 화명생태공원과 구포역 주변을 연결하고 ‘감동나루길 리버워크’도 구포시장부터 화명생태공원과 구포역을 연결하는 길이 320m의 보행전용 다리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부산시에서도 금빛노을브릿지와 감동나루길 리버워크가 2021년 준공되면 낙동강을 운행하는 생태탐방선의 중간 기착지 역할과 함께 구포역과 화명생태공원, 덕천동 젊음의 거리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여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함과 동시에 우리 구의 정체성을 확고히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장소나 건조물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개인이나 집단의 경험에 따라 장소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기에 랜드마크를 개발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는 어떤 장소의 어떤 구조물을 랜드마크로 선정할 것인가, 어떤 경관을 관광객에게 보여 줄 것인가, 그리고 거기에는 어떤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가 등의 논의는 랜드마크를 선정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과제이다.

관광 콘텐츠는 지역민·관광객 등과 함께 만들어나갈 때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금빛노을브릿지와 감동나루길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구민 및 관광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우리 구의ㅇ 역량을 홍보하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북구의 호감도를 높이는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이때에 지역의 명소로 부각될 우리 구의 랜드마크가 구민들의 삶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가치를 가지고 마음을 열어 주는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