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호

이동

새들은 붉은 슬픔을 물고

  • 2024-10-25 18:13:13
  • 정영춘
  • 조회수 : 215

새들은 붉은 슬픔을 물고

새들은 붉은 슬픔을 물고
새들은 붉은 슬픔을 물고

김도우

붉은 노을이 바람에 부딪히면
새들만이 알 수 있는 문장이 펼쳐진다

잠이 없는 새들은 서쪽으로 날아갔다

하루의 품속을 떠난 새들
낡은 저녁을 횡단한 후
불어온 바람에 몸에 기댄다

의심 많은 의심 없는 새들은
달빛 아래 날개를 펼치고 저녁을 돌아본다

산다는건 바람에 마른 꽅대로 흔들리는 풍경
몸을 끌고 페허를 건너는 슬픔도 있다

처음 날기 시작한 새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