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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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통한 보통의 삶을 지향하며

  • 2024-08-26 13:59:59
  • 정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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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통한 보통의 삶을 지향하며

관계를 통한 보통의 삶을 지향하며
시론

정신모 만덕종합사회복지관장

요즘 많은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돌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예전 돌봄은 가족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았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면서 이제는 돌봄 또한 국가와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몇 달 전 소설벤처 청년사업가와 ‘돌봄’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이 청년사업가는 지금의 ‘돌봄’의 문제보다 이후 다가올 사회문제에 대해 궁금해 하였고 향후 10년 뒤 사회문제는 어떤 것일 것 같냐는 질문을 던졌다. 당황스러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고 질문에 대한 답을 ‘관계’라고 이야기 하였다. 왜 ‘관계’일까?
부산광역시는 2023년도 1인 가구의 비율이 35.3%를 넘기고 있으며 이는 청년, 중장년, 노년기에 이르는 1인 가구의 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산을 노인과 바다라고 일컬으면서 청년이 이탈을 고민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1인 가구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 볼 수 있다.
이 지표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의 1인 가구의 비중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즉 향후 1인 가구의 증가와 비대면 사회로의 변화에 사람들은 관계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이런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사회적 고립 가구’라 정의하고 있다.
우리 사회 전반에 사회적 고립이라는 단어는 이제 익숙한 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고립이란 사회 내 타인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관계망의 부재하게 되어 고독감,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심리상태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회적 고립에는 가족 등과 떨어져 혼자 지내게 되는 ‘공간적 고립’, 가족, 친구, 이웃 등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부재한 경우에 일어나는 ‘관계적 고립’, 그리고 정보 부족으로(예: 노인, 외국인 등) 고립에 이르는 ‘정보적 고립’으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
급변하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가정 형태의 변화, 1인 가구의 증가, 비대면 산업의 확산 등 사회적 고립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관계의 고립, 정보의 고립, 공간의 고립은 점점 심화 되었고, 사회적 고립 가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우리 북구는 2022년 1인 가구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준비하였으며 사회보장특구, 고독사 예방 관리 시범사업 등 관련된 다양한 1인 가구 관련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민간에서는 사회적 고립이 고독사와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지 않도록 사전에 외로운 삶을 예방하는 ‘고립생 예방’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만덕종합사회복지관에서 2019년부터 사회적 고립 가구 지원 및 대응체계 구축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2년도부터 만덕, 덕천, 구포 권역의 1인 가구 고립 예방·지원사업을 확대하여 남산정, 덕천, 장선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사회적 고립 가구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사회적 고립’에만 집중하여 ‘문턱이 낮은’ 지역주민의 참여를 그 대응에 대한 실천 요소로 보고 있다.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서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사회적 자본의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여 사회적 고립 가구의 발굴 및 지원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역사회 내 사회적 고립 가구를 발굴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는지? 사회적 고립 가구의 고립을 완화할 수 있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사회적 고립 가구가 지역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공동체가 존재하는지? 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해야 하며 사회적 고립 가구에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이웃 주민, 공공의 서비스 및 자원, 지역사회 복지기관의 역할 등 주민이 살아가는 마을 생태체계 내 다양한 지지망을 구축하고 연대하는 활동을 통해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고립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현재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고립 가구를 함께 찾고 지원하여서 관계를 통한 보통의 삶을 살아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