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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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5월호] [시론] 부산폴리텍대학에서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김용규 /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학장 ‘부산청년 열 중 넷이 자발적 백수’. 작년 부산의 어느 신문 1면에 실린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 현상과 더불어 본다면, 청년들에게는 부산이 더 이상 삶을 영위하기에 매력적인 도시가 아니게 되었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 사실 부산에도 우수한 기업은 많으며 지난 5월 11일 벡스코에서 부산경제진흥원이 주관한 ‘2023 부산우수기업 찾아, 봄’ 행사도 열렸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년일자리가 늘 화두가 되는 이유는 청년은 일할 곳이 없다고 하고 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는 인력과 일자리의 ‘미스매치’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능대학으로 기억하는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이하 부산폴리텍대학)의 설립 목적이 바로 이러한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폴리텍대학은 45년이 넘는 역사 동안 민간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뿌리산업과 기간산업의 산업 인력을 배출해온 국책 대학이다. 청년에게는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고, 기업에게는 산업현장 맞춤형 기술을 보유한 기술인재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부산폴리텍대학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일자리’는 비단 청년뿐만 아니라 전 연령을 아우르는 사회적 화두다. 부산을 떠나는 청년을 붙잡을 수 있을 만한 직업교육 환경과 우수 기업체 발굴도 중요하지만, 노령화 사회에서 중장년층이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또한 부산이 앞으로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해결되어야 할 두 번째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부산폴리텍대학은 중장년층과 경력단절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취·창업 과정을 오랜 기간 운영하고 있는데 호응이 크다. 특히 지난 4월 개강한 과정의 경우 모집정원의 3배가 넘는 인원이 접수하여 교육생 선발에 애를 먹었을 정도다. 사실상 부산폴리텍대학은 생애 전(全)주기에 걸쳐 직업교육을 펼치고 있다. 전문대학 학위과정과 중장년·경력단절여성 과정부터 대졸 미취업자, 만15세 이상 미취업자, 고등학교 3학년생 등이 그렇다. 또한 지역 내 소규모사업장에서 겪는 기술애로를 해결하고 기업체 재직자들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교육도 실시한다. 요즘은 뿌리·기간산업의 인력 양성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급변하는 산업 변화에 맞추어 AI나 디지털산업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변화가 가능한 것은 매년 지역 기업의 인력 수요에 맞추어 기존 학과를 개편하고 새 학과를 신설하는 덕택이다. 최신 교육 시설 구축과 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첨단 장비 확보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지만 지역 기업이 원하는 숙련 인력을 양성할 수 있고 구직자 또한 취업 기업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다. 이는 취업률 향상과 부산 지역 정착이라는 선순환적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 본다.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폴리텍대학의 정체성이 잘 함축된 슬로건 중 하나이다. 이제는 평생직업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하나 잘 배우면 굶진 않는다’는 말은 여전히 통용된다. 구직자들의 취업난과 기업들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유일무이한 정답이 폴리텍대학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대학으로서, 그리고 사회안정망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확신한다. 올해 처음 ‘꿈드림공작소’라는 이름으로 전 국민 대상 기술직업 체험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아이들에게도, 지역 주민에게도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많은 분들이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여 지역의 많은 우수기업들도 함께 성장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3.06.02 조회수 : 413
- [2023년5월호] [독자] 아동학대 예방, 모두의 관심이 시작이다 얼마 전 인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공분을 일으켰다. 정부는 아동학대와 관련하여 아동복지법에 금지규정을 두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동학대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4만1389건에서 2020년 4만2251건, 2021년 5만3932건으로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동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호하려는 국민과 신고의무자 직군에서의 아동학대 감시망이 더욱 촘촘히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는 아동학대가 많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아동학대는 신체·정서·성학대를 비롯해 방임과 유기까지도 포함된다. 아동은 부모의 양육태도를 중심으로 주변 환경을 학습하면서 성장하고 아동기에 학습한 내용은 일생동안 신념으로 굳어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아동에게 나타나는 문제행동을 아동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아동학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특성을 가졌지만 분명 심각한 범죄행위다. 그리고 이러한 아동학대는 조기에 발견해 대응해 나가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에 큰 손실을 가져올 것이다. 부정적 환경을 습득하며 성장한 아동들이 사회부적응자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영화 ‘스포트라이트’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 그리고 한 아이를 학대하는 데도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아동학대에 눈을 감는다면 범죄행위자와 다를 바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학대로 숨진 아동이 매년 4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아동학대 예방, 그 시작은 우리 모두의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배태상 / 부산북부경찰서 경위 2023.06.02 조회수 : 316
- [2023년5월호] [독자마당] 북구를 지키는 또 하나의 힘, 예비군 활짝 피어나는 꽃들이 봄소식을 전해주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즐거운 소식이 또 있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중단되거나 축소되었던 예비군훈련이 정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구의 예비군 훈련을 진행하는 53사단에서 근무하는 나는 지난 겨울에도 내 고장을 지킨다는 신념으로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해왔다. 전우들과 함께 훈련장을 정비하는 데 힘을 보탰으며 힘든 조교시험도 통과하였다. 그렇게 구슬땀을 흘려가며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건만 막상 예비군훈련을 시행해보니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다. 훈련에 참여한 예비군들은 평가를 진행한다고 하면 수십 번 반복해서 연습한 동작에서도 실수를 연발한다. 이처럼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베테랑 교관님들도, 에이스 조교들도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봄꽃처럼 환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예비군들은 그리웠던 전우를 만나고, 바쁜 일상 속에서 만남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나누기도 한다. ‘손자병법’에 ‘천일양병(千日養兵) 일일용병(一日用兵)’이라는 글귀가 있다. 유사시에 단 하루를 써먹기 위하여 오랜 시간 철저하게 준비한다는 말이다. 훈련에 참여한 예비군 모두가 이 글귀를 가슴에 담고 있어서 일까? 오늘도 그 누구하나 열외하지 않고 훈련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북구를 지키는 또 하나의 힘, 북구 예비군 모두가 자랑스럽다. 조기현 / 53사단 충렬2대대 일병 2023.06.02 조회수 :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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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5월호] [시인의 창] 백석을 만나다 백석을 만나다 김도우 충렬사 계단에 앉아 백석을 만난다 느티나무 옆 금목서 앞에서 시를 쓰다 란을 잃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술을 마시던 그 시끌한 장터를 무음으로 삭제시킨 통영 중앙시장 난전에서 알싸하고 쌉싸래한 멍게로 낮술을 기울인다 하얀 풀꽃 별사탕처럼 핀 언덕에서 란을 놓치고 울고 있는 흰머리 휘날리는 그 지금도 연애 중이다 담장 낮은 지붕 허리 꼿꼿이 세워 비릿한 골목을 서성인다 *약력: ‘에세이문학’과 ‘한국시’로 등단. 시집 ‘길찾기’, ‘벽지로 피어나다’ 출간. 부산문인협회 회원, 구보 ‘희망북구’ 편집위원 2023.06.02 조회수 : 609
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