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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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예전과 다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 글귀를 처음 만난 날 “연세 있으신 분이 저런 감성을 갖고 계시다니”하며 웃었다. 그랬는데 20년이 지난 요즘 저 글귀를 다시 찾으며 나는 내가 조금 늦되는 우둔한 사람임을 깨달았다.
얼마전 일행들과 길을 걷다 “까르르르”하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소리의 주인이 까마귀인 것을 알게 된 순간 다들 배를 잡고 웃었다. 그리고는 누가 ‘야’하고 불러서 돌아보았는데 까마귀였다는 이야기며 까마귀가 영역 다툼에서 까치에게 쫓겨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날 이후 까마귀 울음소리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얼마 전이었다. 사과껍질의 무게를 줄여보려고 햇볕 좋은 낮에 에어컨 실외기 위에 두었다. 그런데 그 껍질 사이에 귀엽고 동그란 엉덩이가 보였다. 동식물에 관해 잘 알고 있는 큰아들이 호박벌임을 알려주었다. 아들은 꽃이 부족해지는 가을엔 과일도 먹는다며 기온이 조금 더 떨어지는 10월 중순 이후에는 벌집 온도를 올리느라 오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 이후로 베란다를 지날 땐 발소리를 죽였고, 호박벌이 사과 과육을 뭉쳐서 벌집에 가져다 놓으러 간 사이 다시 사과를 자르고 꿀물을 타서 놓았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사과를 올려놓을 수 없어서 마음이 쓰였고 벌이 비 그친 다음 날 다시 왔을 때는 가슴이 뛰었다.
이젠 오지 않지만 나는 이름을 호박이라고 붙였다. 내년 봄이 허락되지 않는 수명을 가진 ‘호박’을 다시 볼 수는 없겠지만 다른 호박이를 위해 꽃이 부족해지는 가을이면 사과를 실외기에 올려놓게 될 것이다.
나는 호박벌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지금부터 꽃밭에 호박벌이 날아다니고 까마귀가 소란스러울 봄을 즐겁게 기다릴 것이다. 나의 계절은 전과 같지 않고 달라질 것이다.
김미정 / 희망북구 명예기자
2022.10.26 조회수 : 497
-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경관 이봉재 / 희망북구 편집위원,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형과 기후에 순응하는 형태를 만들어 살아왔다. 도심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안식처를 찾을 권리가 있으며 본래의 자연경관에 사회·경제·문화·기술적 영향을 주어, 시각적인 요소는 물론이고 그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이나 생활, 독특한 분위기, 이미지 등 시각적으로 감지되지 않은 영역을 포괄해 ‘도시경관’을 형성해 왔다.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를 가꾸려는 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생활 수준의 상승과 더불어 문화적인 풍요로움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빈번해진 국제교류로 도시가 세계화돼 가면서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성은 역사나 자연 등 다양한 관점을 통해 발견할 수 있지만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근래에는 다른 곳에서 지역성을 찾기도 하는데, 이 지역성을 디자인 원칙으로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지역성이 실현되도록 의도적으로 형태를 만들고 시설을 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구는 빼어난 산악·강변 경관과 더불어 지역 내에는 크고 작은 구릉성 산지와 하천을 비롯하여 다양한 역사유적이 분포하고 있어 경관 형성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용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특히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맞물려 도시 전체의 발전 방향과 장래 모습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 지역뿐만 아니라 지역주변부, 강변 등에 무질서하게 고층아파트가 난립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관리지역 등에 고층아파트, 음식점, 모텔, 상업시설 등이 산발적으로 입지해 주변과 조화롭지 못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디자인 분야와 관련하여 옥외광고물이나 예술장식품, 그리고 공공시설물의 예술적 가치와 문화적 차원의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력적인 도시경관을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도시 공간의 수요자인 주민들까지 참여토록 하여 공공과 시민의 합의에 의한 경관계획이 바람직하며 더 나아가 주민 스스로 생활공간 조성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경관제도를 실행하여야 한다. 경관을 둘러싼 과제들은 무수히 많다. 가로 경관, 수변 경관, 역사문화 경관, 야간 경관과 같은 특정 경관계획과 함께 전선 지중화, 가로등, 쓰레기 수집 장소, 주차장, 건물의 디자인·색채, 울타리, 조명등, 전광판, 간판·광고물, 빈터·빈집 유지관리, 스카이라인, 옥상 녹화계획 등의 문제점을 주민과 협의하여 처리하도록 하고 주민 스스로 도시를 만들어 가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지방 자치 시대의 정착에 따른 지역공동체 의식 형성, 인본주의에 입각한 노약자·장애인·보행자를 위한 도시 정비 등의 필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으므로 경관 형성·관리는 중요한 도시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정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아름답고 깨끗하고 살기 좋은 지역·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시경관 향상을 위한 시책을 전개하고, 구민은 구청의 경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구에서도 최근 경관 관리를 위해 감동진 문화포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금빛노을브릿지’가 완공되었으며 2024년 완공 예정으로 시공 중인 ‘감동나룻길 리버워크’를 비롯해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한 시도가 점증하고 있다.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경관 형성·관리가 도시 공간 관리의 중심에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경관은 공익이며 모두가 지키고 키워나가야 할 공공의 자원이라는 의식의 확산과 함께, 경관 형성·관리는 종합적 도시 행정의 중심축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경관 형성·관리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때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진정한 삶의 터전으로서의 아름다운 북구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2022.10.26 조회수 : 525
- [시론] 숙련기술인들의 금곡동 인연 이야기 이병철(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장) 우리 북구의 가장 북쪽에 있는 동네가 금곡동이다. 이곳은 금정산의 골짜기라는 뜻에서 금곡(金谷)이다. 청동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왔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금곡동은 동원역 부근의 동원마을 30~40가구와 금곡역 부근의 공창마을 70~80가구, 부산지방조달청에서 농협 하나로마트 사이의 화정마을 50여 개의 가구, 율리역 앞 사거리부터 대천천 사이 율리마을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었다고 한다. 금곡동은 1990년대 부산시와 LH의 도시개발의 일환으로 국민임대주공아파트를 지어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안식처로 제공되었다. 이런 이유로 복지관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는 2004년 3월 남구 용당동에서 과거 율리마을이 있던 금곡동에 신청사를 지어 이전했다. 이때부터 공단과 숙련기술인들은 금곡동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매년 봄과 가을에 과거 동원마을이 있던 동원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숙련기술인들과 금곡동 사람이 함께하는 색다른 잔치가 열린다. 대한민국 요리명장이 짜장면을 만들어 어르신들께 점심을 대접하고, 헤어디자인 우수숙련인들이 어르신들을 멋쟁이로 만들어 드린다. 어르신들의 추억이 있는 옷가지들은 기능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 의상디자이너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고, 재산목록 1호인 손목시계는 대한민국 시계명장에 의해 새로운 시간을 알려준다. 낡은 아파트 방충망은 이제 모기를 막아줄 수 있게 새 옷으로 갈아입고, 무뎌진 주방 칼은 원래의 날카로움을 갖추는 날이다. 이렇듯 공단과 숙련기술인 봉사단체인 부산기능육영회, 부산기능연합회는 매년 2회 이상 금곡동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능을 나누고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 시국으로 최근 2년간은 늦가을에만 하는 행사이지만, 숙련기술인들과 금곡동 사람들의 인연은 해가 거듭될수록 깊어진다. 그리고 과거 공창마을이 있던 공창종합사회복지관은 공단 직원들이 명절이면 작은 정성을 모아 찾아가는 곳이다. 또한 정기후원을 통해 그들이 우리 곁에 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지난 추석 방문에서는 어르신들의 겨울나기를 걱정하며, 전기관리의 어려움을 말씀하셔서 전기분야 숙련기술인들과 함께 다시 찾아뵙기로 했다. 공단 부산지역본부는 70여 명의 직원이 능력개발사업, 능력평가사업, 숙련기술장려사업, 외국인고용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금곡동 청사에는 국가기술자격시험을 위해 부울경 인근에서 연간 9만여 명의 수험자분들이 방문하고 있다. 그들이 이곳으로 오는 길에는 수령 220여 년인 웅장한 율리 당산나무와 인사하게 된다. 과거 마을의 평안을 기원했던 나무는 금곡동을 방문하는 미래의 숙련기술인들의 꿈과 희망을 들어주고 있다. 최근 ESG경영 즉, 친환경(E), 사회적 책임(S), 투명한 지배구조(G)를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의 확산을 추구하고 있다. 공단은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지속가능 파트너’를 ESG경영 비전으로 선포하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ESG경영은 우리가 속한 작은 공동체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동원·공창·화정·율리 네 마을이 금곡동으로 하나가 되었듯, 숙련기술인들과 금곡동 사람들이 인연을 맺어 더 큰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어간다. 이렇듯 사람이 사람과 함께 공유하여 공존하는 공동체를 위해 노력함이 현재의 힘든 코로나 시국을 이겨내고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지혜일 듯하다. 2022.09.30 조회수 : 681
- [독자마당] 꼭 해야 할 가을 숙제들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명언은 영국의 소설가 디즈레일리가 한 말이다. 이 말처럼 독서의 계절이라고 외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가을이 주는 낭만과 행복을 누리려 애쓰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슬로우(Slow)와 스피드(Speed)를 뜻하는 2S 이행을 슬로건으로 설정하였다.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행동하고자 했던 나만의 다짐이 지금까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돌아보고 있는 9월이다. 어쩌면 지금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텨온 셈이다. 올해 꼭 이루리라 다짐했던 책 365권 읽기 목표가 잘 실천되고 있는지 돌아보고 자신을 채찍하면서 건강관리라는 과제를 더해 움직이고 있다. “매일 반성하라 만약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없으면 더 반성해 보라”는 중국 남송시대 사상가 주희의 교훈을 새기며 나를 돌아보고 있다. 그래서 가을 숙제로 그동안 가보지 못한 나들이를 떠나고 싶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을 중심으로 물 흐르듯 길을 따라가는 여정 속에서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지혜를 터득하면서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리고 맡고 있는 단체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무엇보다 회원들에게 소홀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꼭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시 한 번 챙겨보고 후회가 없도록 잘 진행하고 싶다. 스스로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노력한다면 결국 내가 꿈꾸던 삶에 가까워 질 거란 걸 믿고 있다. 모두가 자신만의 삶의 방식에 따라 보다 의미 있는 삶을 꾸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행복을 보듬고,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여 2022년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 “만족을 찾아 헤매지 마라. 그보다는 항상 모든 일에 만족을 발견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존 러스킨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김판근 / 화명동
2022.09.30 조회수 : 595- [독자마당] 힌남노 태풍과 자연보호 올해도 추석에 즈음해 찾아온 태풍으로 가슴을 졸였다. 태풍은 7월에서 9월 사이에 주로 찾아오는데 그 중에서도 1959년 추석 명절에 찾아온 태풍 ‘사라’는 기억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자연재해였다. 그 당시 ‘사라’ 태풍의 피해는 매우 컸다. 사망자가 938명이고 피해액은 6조6620억 원에 달했다. 그 뒤로 1987년 7월 9일에 발생한 ‘셀마’, 2002년 8월 23일에 발생한 ‘루사’, 2003년 9월 6일에 발생한 ‘매미’, 2006년 7월 1일에 발생한 ‘에위니아’ 등 태풍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제일 강력했던 태풍은 역시 ‘사라’ 태풍이다. 태풍 ‘힌남노’는 기후관측 사상 아열대성 해양이 아닌, 북위 25도선 이북의 바다에서 발생한 첫 번째 슈퍼태풍이라고 한다. ‘힌남노’는 라오스에서 제출한 명칭으로 국립공원의 이름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겨울은 아무리 추워도 ‘삼한사온’ 현상이 있었는데 요즘은 지구의 기후 변화로 인해 ‘삼한사온’이라는 말조차 들어본지가 꽤 된 것 같다. 지구 온난화, 이상기후, 화산, 지진, 쓰나미, 전염병 등으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오존층에 구멍이 생기고, 남극과 북극에서는 여의도의 수십 배에 달하는 빙하가 갈라져 흘러내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환경보호는 오로지 금전적인 손익계산을 바탕으로 해서는 보장될 수 없고, 환경은 시장의 힘으로 적절하게 보호하거나 증진시킬 수 없는 재화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경제적 수익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참혹한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플라스틱 하나라도 그냥 흘러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또 우리 후손들이 누려야할 세상을 위하여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나부터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지구를 살리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며 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하는 것에는 적과 아군이 없다는 사실을 모두 깨달아야 하겠다. 이효준 / 구포동 2022.09.30 조회수 : 601
- 건강정보 / 발열성 감염병 주의 가을철 야외 활동할 때 장갑 등 착용해야 나들이의 계절 가을이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등산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가을철, 특히 야외에서 활동할 때 곳곳에 복병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진드기·쥐 등에 의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야외활동 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도 열이 난다면 진드기로 감염되는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쥐 등 설치류에 의한 렙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진드기가 옮기는 쯔쯔가무시증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렸을 때 발생한다. 진드기에 물리면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 생기고 고열, 오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체 환자의 80% 이상이 유충이 활동하는 시기에 발생하고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대체로 진드기에 물린 후 4~15일 이내에 고열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며 사망사례도 적지 않아 사전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설치류, 소·돼지 등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 등을 통해 발생하므로 농부 등 고위험군은 야외활동을 할 때 방수 처리된 작업복과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2022.09.30 조회수 : 552- 시인의 창-서민주 [2022년 9월] 터널을 서민주 한걸음씩 터널을 걷다보면 끄트머리에 와 있는데 한줄기 햇살이 다가와 손 내민다 지난날 힘든 시간들이 이제는 희망으로 다가와 감싸주는 마음이 어머님 품속 같다 잘 될 거라는 무수한 말들이 귓전을 맴돌아 위로가 되어 주던 순간들 이제는 터널을 지나왔으니 햇살 가득한 푸른 희망으로 한 걸음씩 더 나아간다 [약력] 월간 <국보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한국 현대시창작 연구원 수료, (사)강변문학낭송인 협회 이사, (사)한국국보 문인협회 정회원 2022.09.30 조회수 : 609
- [시론] 일상은 평등으로, 다름은 포용으로! 오 경 은 /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으로 취임한 후 종종 듣는 이야기 중에 “여성가족개발원이 있으면 남성가족개발원도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라는 말이다. 지역갈등과 세대갈등을 넘어 젠더갈등을 나타내는 하나의 사례이고, 여성가족부가 여성만을 위한 정부 부처라는 오해에서 시작되는 생각으로 보인다. 실제로 2001년 여성부로 출발하여 여러 차례 부처 명칭이 바뀌면서 현재의 여성가족부가 되었고 그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다. 남녀차별 금지법과 호주제 폐지, 성별영향평가제도 도입이 대표적인 것이다. 남녀차별 금지법은 채용 및 근로조건에 있어 여성이기 때문에 생기는 혼인·임신·출산·육아 등으로부터 불합리한 차별을 할 수 없음과 성희롱을 금지하는 것을 명시하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던 호주제는 남성이 우선 호주가 될 수 있고 여성은 결혼 전에는 아버지, 결혼하면 남편, 남편 사망 시에는 아들이 호주가 되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제도였으나 폐지되었다. 성별영향평가제도는 법, 제도, 정책, 사업, 홍보물 등에 성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남녀에게 미칠 영향을 고르게 반영함으로써 어느 한 쪽 성에 치우쳐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한 내용을 확인하여 균형감각 있게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법 개정을 통해 그동안 불평등했던 여성권익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음은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여성가족부의 폐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얘기하면 올해 2022년 여성가족부 예산의 80%정도가 가족과 청소년 분야에 투입되고 있으며, 우리 여성가족개발원의 연구와 사업도 여성·가족·아동·청소년·출산·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성격차 지수(GGI: Gender Gap Index)라는 것이 있다. 성격차 지수란 정치·경제·교육·건강 분야의 남녀 격차 정도를 지표화하여 성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우리나라는 2022년 146개국 중 99위로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경제부분 성평등 순위에서는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90위, 유사한 업무의 남녀 임금평등은 98위, 연소득격차순위는 120위이다. 국회의원과 고위직·관리직 여성비율에서도 125위였다. “양성평등은 이미 실현되었고 오히려 남성들이 불평등을 겪고 있다”라고도 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들을 통해 살펴보면 아직도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 ‘유리천장’으로 비유되는 성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안전과 폭력, 즉 가정폭력·성폭력·데이트폭력·스토킹·디지털성범죄 등에서는 여성의 안전과 예방을 위한 더욱 많은 정책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가족부라는 명칭 때문에 반복되는 오해와 갈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서 명칭을 변경하면서 그 역할과 기능을 더욱 강화할 부분은 강화하고 조정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성평등에 대한 인식은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나는 것과 개인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이제는 성평등에 대해 감수성을 가지고 이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성평등 문화가 많이 확산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성평등한 세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더 많은 소통과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더 많은 배려와 존중, 차이의 인정, 더 나아가서는 모두가 존엄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2022.08.30 조회수 : 717
- [시인의 창] 김여경 / 님의 뜨락에 서니 문수산 8부 능선 천 길 낭떠러지 위에 앉은 부처님 도량 문수사 극락과 지옥의 경계처럼 축대 아래 도시가 어지럽다 구불구불 가파른 피안의 세계 속세의 때가 깊어 더딘 발걸음 님의 뜨락에 들어섰을 때 대웅전 부처님 염화시중의 미소 중생의 마음을 읽은 듯 그 자리가 극락이라고 둥글둥글 살아가란다 늘 풍전등화 같은 중생 그 화답으로 세상 오욕 깊게 물든 마음에 작은 연등꽃 하나 피웠다. <문학과 의식> 수필 등단, <월간한국시> 시 등단. 시집 <봄까치꽃>, 부산문인협회 회원, 영호남문인협회 부회장, (사)강변문학낭송인협회 부이사장 및 편집장, 부산가산문학인협회 사무국장, 부산북구문인협회 이사 2022.08.30 조회수 : 627
- [독자투고] 이모네 수박밭 원두막에서 보낸 여름 추억 어린 시절 여름은 내게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이었다. 그 까닭은 이모네 수박밭 원두막에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모 부부는 경남 사천의 한 시골에서 수박농사를 지었다. 벼농사는 별도로 짓고 대략 1000평 정도의 밭에서 수박을 재배했는데 밭 한가운데에 원두막을 세우고 거기서 수박을 지키곤 했다. 그 당시만 해도 개구쟁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박을 몰래 서리하려고 안간힘을 쓰던 시절이었다. 이모 부부는 방학이 되면 우리에게 수박 지키는 일을 부탁하셨다. 나와 바로 위 세 살 터울의 형은 이모 부탁으로 원두막을 찾아 밤낮으로 수박을 지키며 또래 이모네 아이들과 얘기꽃을 피우곤 했다. 귀신 이야기, 도깨비 이야기, 호랑이 이야기 등 갖가지 전래 동화나 학교에서 있었던 다채로운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즉석에서 잘 익은 수박을 따서 먹었다. 이모 부부는 우리에게 수박은 실컷 따서 먹되 못된 개구쟁이들이 수박서리를 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지키라고 당부하곤 했다. 수박만 한 두 통 따가면 되는데 밭을 마구 짓밟아 농사를 망치게 한다고 수박서리를 거의 목숨 걸고 지키라고 당부하셨다. 이모네 아이와 우리 형제는 서로 잠을 바꿔 자며 군인이 불침번 서듯이 수박을 철통 같이 지켰다. 여름방학이 되면 이모네 수박 지키는 일은 연례행사처럼 됐다. 나중에 이모는 수박을 잘 지켜줘서 고맙다며 약간의 용돈을 주었다. 그로 인해 여름마다 이모네 수박밭 원두막은 즐거움과 행복이 쏟아지는 산실로 여겨졌다. 지금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해마다 여름이 오면 이모네 수박밭 원두막에서 보냈던 추억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 다시 코흘리개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이모네 수박밭 원두막에서 보낸 아련한 추억이 있어서 삶이 한층 더 기름지다는 생각이다. 박정도 / 화명동
2022.08.30 조회수 : 640최종수정일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