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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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홀로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 2019-12-27 10:42:25
  • 문화체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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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영 / 북구지역자활센터 센터장

 

우리 이웃에는 지역자활센터가 있습니다. ‘자활이란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말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 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보다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도구를 지원함으로써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일시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근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훈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활사업은 자활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활센터는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거하여 만들어졌으며, 전국 249곳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활사업은 초창기에는 간병, 집수리, 재활용, 봉제 사업으로 시작하였으며 지금은 주거환경개선사업과 같은 공익적 사업부터 음식 사업, 택배 사업, 카페 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면서 지역의 곳곳에서 자활사업으로 운영하는 가게를 손쉽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구에서 자활사업이 처음 시작된 시기는 2001년입니다. 그해 3월부터 복지간병인사업을 하게 되었는데 초기에 자활사업을 진행할 때는 소위 맨땅에 헤딩한다는 말처럼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사업경험이 부족하고 센터에 대한 인지도나 신뢰가 부족한 상태에서 의욕만 가지고 진행하다 보니 사업성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상당히 낮았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보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세월이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은 자활근로사업단을 통해서 참여자들끼리 구성한 공동창업 방식의 자활기업도 만들어지면서 북구 지역 곳곳에서 사업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지역에서는 북구지역자활센터와 북구희망터지역자활센터가 자활근로사업단과 자활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기관은 자활사업을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활사업에 참여한 분들은 약 3년간 지역자활센터와 인연을 맺으면서 스스로 자활(자립)하기 위한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을 잘 마치고 나면 창업을 하기도 하고 취업에 성공하기도 하는데요,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의 이웃들이 자활센터와 함께 사업을 일구어 나가고 자립하면서 지역사회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건강한 주체로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활사업 참여자들에게 자활센터가 어떤 곳인가 하고 여쭤보면 많은 분들이 꿈을 이루어 주는 곳’, ‘삶의 희망을 만들 수 있는 터전이라는 말씀을 많이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비빌 언덕이 많지 않습니다. 자활센터는 자활사업을 통하여 자립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일을 통해서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삶의 희망을 제시해 주는 곳입니다.

자활사업의 참여자들은 우리 지역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우리 이웃입니다. 우리의 이웃인 이분들은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왔으며 지역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들이 자립하고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은 지역사회의 바탕이 튼튼해지는 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 건강한 공동체정신을 발휘하여 함께 힘을 보태고 경제적 자활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활참여자들을 정서적 공감으로 끌어안을 때 지역 공동체도 튼튼해진다고 생각합니다.

30만 구민들이 자활사업에 관심을 갖고 어떤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지, 어떤 사업장이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시고 제품을 사용하고 사업장을 이용해주신다면 자활사업을 통해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참여자들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한 지역공동체는 이런 분들이 건강하게 지역사회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활사업의 생산, 나눔, 협동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