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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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생활습관을 갖자

  • 2019-10-28 21:09:19
  • 문화체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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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초록빛이 선명했던 나뭇잎이 찬바람에 흔들려 떨어지기 시작했다. 농촌 들녘이나 과수원에서는 오랜 시간 고생하면서 키워낸 결과물들을 거둬들이고, 다시 새로운 1년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할 것이다.

도시의 사람들도 지난날을 돌아보고 생활주변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하루가 축적되면서 비울 것, 버릴 것 등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나 주변 환경이 복잡하고 갑갑하면 병이 될 수 있으니 한 번씩 비워버리는 생활습관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무엇이든 가득 차 있으면 부담이 될 뿐 아니라 더 채워 넣을 수 없어 답답할 수 있으니 우선은 집안 정리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집집마다 냉장고 안이 얼마나 가득 차 있는가. 옷장에는 수년간 입지 않은 옷이 수두룩하고 서랍장 속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건강보조식품 따위가 뒹굴고 있다.

이럴 때는 아까워 말고 과감히 정리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가정은 가족이 편히 쉬는 안식처요, 사랑과 행복의 요람이지 갖가지 물건을 쌓아놓는 저장소가 아니다. 경험에 비춰보면 미련 때문에 구석구석에 쌓아뒀던 것들을 정리하고 나면 집안은 물론 머릿속까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것도 일이니 귀찮고 힘들지만 가족이 함께 집안 정리를 하면서 물건에 담긴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을 이야기하다보면 그 과정이 얼마나 필요한지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과정이 자녀교육이나 가족 구성원들의 일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싹 정리하고 나면 심리적 안정감과 무언가 새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니 그다지 나쁠 것은 없다.

가능하다면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들, 이를 테면 스트레스나 서운함 등도 깔끔하게 비워내보자. 그리고 그 자리에 희망, 기쁨, 즐거움을 채워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이 가을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임종근 / 명예기자

최종수정일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