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우리 북구 30만 주민 여러분

마침내 모든 구민께 약소하나마 5만원 상당의 코로나19 긴급생활지원금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걱정 어린 질책의 말씀들로부터 고민의 방향을 다잡았고

변함없이 보내주신 신뢰와 응원 덕분에 힘을 모으고 방법을 찾아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중 자치구가 드리는 긴급생활지원금은

행정이 나의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으며,

다양한 어려움이 도사린 감염증 상황에도 우리의 일상은 탄탄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심리 방역’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다른 구·군 상황을 보며 마지막까지 기다리신 우리 구민께 더욱 송구한 마음입니다.

생활지원금 지급 결정이 늦어진 이유는 단 하나,

다른 코로나19 대응 시책과 지원을 원만히 실행하면서 기존 우리 구 재정 여건에 무리가 되지 않을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자칫 ‘아랫돌 빼어 윗돌 괴는’ 식의 일회성 졸속 시책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고민했고, 쏟아지는 민원에 담긴 이웃들의 서운함과 박탈감을 고스란히 느끼며 마음 아팠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구 직원 모두는 이번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결정을 계기로, 평상시나 어려울 때나 공무원이 솔선수범 하고 먼저 나누는 따뜻한 기풍을 더욱 돈독히 하고자 합니다.

재원이 의결·확정되는 즉시 구민께 빠르게 지급되도록 신청 및 지급 과정을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특히 지원금을 자발적으로 기부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기부 프로젝트를 설계해 코로나19에 맞서는 응원과 연대의 뜻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하고, 제가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부산시의 교부금으로 지원금의 큰 몫을 충당하지만

구비 역시 대규모로 지출하게 되므로,

향후 우리 재정에 생길 수 있는 공백을 거듭 점검하고 대비하겠습니다.

5월 내 지급 완료를 목표로 절차와 방법, 자세한 사항을 우리 구의 공식 홈페이지와 SNS 플랫폼, 안전 안내 메시지로

차근차근 꼼꼼하게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민선7기 구정에 신뢰로 함께해 주시는 구민 여러분,

거듭 감사합니다.

또한 민원 응대부터 일상 구정과 재난상황 비상 업무까지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직원 여러분, 구민을 위하는 한마음으로 고민하고 협력해 주신 우리 구 의회와 부산시에도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 상황을 견디면서 평범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재발견 하고 나아가 국격을 드높이는 반전을 맞이했듯,

감염증 사태로 조심스럽고 힘든 이 봄은 우리에게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새로운 방식의 경험과 교훈을 남기리라 생각합니다.

저와 우리 구 직원들이 구민들께 '봄길'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2020. 4. 23.

부산 북구청장 정 명 희 올림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