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총 1821건의 게시물이 있습니다 ( 1/183 페이지 )
-
한방 건강 칼럼
지금 내 몸은 무엇을 필요로 할까
덕산한의원 이봉우 원장
건강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식단이다. 그러나 ‘건강에 좋다’는 식단 정보들은 서로 상반된 주장이 많다. 의료 전문가 중에서도 “채식이 몸을 맑게 한다”며 과일·채소 위주의 식사를 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기 없이는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다”며 육식 중심의 식단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다.
체질의학에서는 사람의 몸을 기(氣) 중심형, 혈(血) 중심형, 그리고 한냉(寒冷)·온열(溫熱) 성향으로 구분한다. 이 네 가지 요소의 균형이 깨지면 피로·염증·소화불량 등의 신호가 나타난다. 결국 음식은 단순히 영양을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체질의 균형을 바로잡는 도구로 봐야 한다.
과일·채소 – 열을 내리고 진액을 보충
채소와 과일은 대부분 성질이 서늘하며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하다. 이 식단은 몸에 열이 많고 피가 쉽게 달아오르는 온열형 체질에 유익하다. 얼굴이 붉고 갈증이 잦으며, 피로가 ‘화(火)’로 나타나는 사람에게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간의 열을 식히고 체내 진액을 보충해 순환을 돕는다.
반면, 몸이 냉하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이 과일·채소 위주 식단을 오래 유지하면 복부 냉증이나 소화불량, 무기력증이 생길 수 있다.
육식 위주의 식이 – 양기와 기력의 보강
육류·생선·달걀 등 단백질 식품은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양성 음식이다.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더딘 한냉형 체질에게는 이런 음식이 생명력을 되살리고 기운을 북돋운다.
기운이 약한 사람은 식물성 식단만으로는 체온이 낮아지고 정신적인 의욕이 떨어지기 쉽다. 반대로 열이 많은 체질이 육식을 과하게 하면 체내 열이 정체되어 피로·염증·혈압 상승이 잦아질 수 있다.
체질 밸런스의 원리
체질의학이 강조하는 핵심은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가 먹느냐”이다.
기본적으로 냉한 사람은 따뜻한 음식으로, 열이 많은 사람은 서늘한 음식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만 고집하면 결국 불균형이 생긴다. 냉한 사람도 때로는 채소와 과일로 열을 조절하고, 열이 많은 사람도 적당한 단백질과 지방으로 기력을 보충해야 한다.
단순한 한열(寒熱)의 구분을 넘어,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 구분과 그에 맞는 식단을 적용해 체질의 불균형을 바로잡는다면 음식은 곧 ‘약’이 될 수 있다.
음식보다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건강식은 유행이 아니라 자기 이해의 결과다. 남이 좋다는 음식이 내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내 몸의 타고난 특성과 현재의 균형 상태를 아는 것이 건강한 식단의 출발점이다. 결국, “과일이 좋을까, 고기가 좋을까”라는 질문보다 “지금 내 몸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묻는 것이 더 현명한 접근이다.
2025.11.25
조회수 : 56
-
함께여서 좋은 시
달빛과 아들
김영숙(만덕동)
가을밤
산책을 하다 달을 보았네
달 한가득 동그란 너의 얼굴
너의 작은 얼굴
마름모 모양의 너의 눈엔
달빛같은 까만 눈동자.
엄마 아빠 맘속에
새하얗고 뽀얀
우리 아들
2025.11.25
조회수 : 69
-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 ‘김치’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 ‘김치’
이옥출(만덕동)
해마다 입동을 전후로 많은 가정에서는 겨울을 대비해 김장을 담근다.
예전에는 대부분 집집마다 김장을 직접 담갔지만, 요즘은 1인 가구의 증가로 이미 담가진 김치를 구입해 먹는 가정도 점점 늘고 있다.
이에 맞춰 매년 11월 22일은 ‘김치의 날’로 지정되어 있다.
‘김치의 날’은 김치에 들어가는 11가지 주요 재료와 김치의 22가지 효능을 상징해 11월 22일로 정한 것으로,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한국인에게 김치는 사계절 내내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 반찬이다.
우리 전통의 발효식품인 김치는 미국의 건강잡지 헬스(Health)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이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김치는 면역력을 높이고 항산화 작용과 항암 효과를 지니는 등 다양한 건강 효능도 있다.
김치의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배추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동치미 등 양념의 비율이나 숙성 방법에 따라 200여 가지의 김치 종류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김장김치는 겨울철 보양식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음식이다. 잘 익은 김치에는 유산균이 풍부해 김치 1g당 약 1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만큼 김치는 면역력 강화, 질병 예방, 장 건강 유지에 탁월한 식품이다.
김치는 국이나 찌개, 부침, 볶음밥, 라면 등 여러 요리의 주재료나 부재료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에 김치를 곁들이면 그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다.
처음 김치를 맛 본 외국인들도 그 오묘한 맛에 엄지를 치켜세운다고 하지 않는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삶과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은 바로 곁에 있는 신토불이 음식 김치임을 다시금 느낀다.
2025.11.25
조회수 : 57
-
황혼의 아침
황혼의 아침
서문자(덕천동)
파란 가을 하늘, 맑은 햇살, 상쾌한 바람 속에 낙엽이 이별을 고하는 계절이다.
희망북구 신문을 보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느 날 문득 신문을 읽다가 ‘나도 글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구나 싶어 다행스럽고, 일흔이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마음만은 청춘임을 느낀다.
일흔의 나이를 맞이하니 그동안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남편과 사별한 지도 벌써 25년이 지났다. 마흔다섯 살 젊은 나이에 생활고를 이겨내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힘든 시절이었다. 그래도 꿋꿋이 살아왔고, 지금은 노인일자리로 유치원에 다니며 하루 세 시간씩 일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고 즐겁다.
그 시간만큼은 마음의 걱정도, 몸의 아픔도 잠시 잊을 수 있다.
또 내가 좋아하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구포시장 5일장이다.
장을 보면 먹거리도 풍성하고, 시골 아주머니들이 바리바리 싸 들고 나온 채소와 곡식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구포시장에서는 언제나 사람 사는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일을 하느라 황혼의 여유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건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요즘은 욕심보다 건강하게 하루를 잘 보내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마음은 성숙해지고 생각은 깊어졌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으니 건강이 곧 행복이란 걸 실감한다.
이 글을 희망북구에 보내면 과연 실릴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부족하더라도 용기 내어 써본다. 글을 쓰는 이 순간이 행복하고, 이렇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북구 파이팅! 오늘도 내일도 건강하고 따뜻한 하루가 되길 바라며, 마음속으로 희망북구를 응원한다.
2025.11.25
조회수 : 49
-
희망카툰
SPACE 119 입주 작가 - 연찍애
2025.11.25
조회수 : 40
-
나의 육아 일기
소중한 딸들을 만나기까지
우정희 어머니
나에게 엄마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결혼 후 첫 아이를 8주에, 둘째 아이를 7주에 떠나보내고 긴 기다림이 시작됐다.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치료와 생활관리를 병행했다. 남편은 조용히 손을 잡아 주었고, 그 믿음으로 결혼 5년 차에 다시 임신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경부 봉축 수술이 필요해 경기도까지 올라갔다. 코로나로 대중교통을 피하던 때라, 아버지는 차 뒷좌석에 이불을 깔아 나를 눕히고 부산과 동탄을 몇 번이고 오갔다. 유도 분만으로 시작된 출산은 13시간의 진통 끝에 응급수술로 마무리됐다. 첫 울음을 멈추고 내 품에 안기던 딸의 온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산후에는 젖몸살과 보호자 출입 제한으로 조리원 생활도 오래 하지 못했다. 그래도 모유 수유를 고집하며 하루 30분씩 쪽잠을 자고, 아이와 보낸 시간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아침, 단유를 고민하던 순간 임신 테스트기에 선명한 두 줄이 떴다. 수술과 정기 진료를 다시 이어가며 둘째를 맞을 준비를 했고, 두 번째 여정은 첫 경험이 준 배움 덕분에 한결 담담했다.
이제 내 곁에는 사랑스러운 두 딸이 있다. 잃고, 기다리고, 다시 품에 안기기까지의 시간은 쉽지 않았지만, 간절히 바라며 버틴 만큼 지금의 하루하루가 더없이 소중하다.
그렇게 나는 엄마가 되었고, 내 곁엔 이쁜 두 딸이 있다.
간절히 바랬던 이 시간들이 나는 너무나도 소중하다.
2025.10.27
조회수 : 141
-
한방 건강 칼럼
여름 더위 뒤 기운 빠짐, ‘허증’
바른맥 한의원 최무진 원장
올여름 유난한 더위와 강한 냉방이 겹치면서 9~11월 환자 진료실에는 두통·어지러움·소화불편·불면을 호소하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정밀검사에서 큰 이상이 없다는 답을 받고도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한의학적으로 말하면 더위에 지친 뒤 환절기 적응까지 겹쳐 에너지가 비고 균형이 흔들린 상태, 즉 ‘허증’에 가깝기 때문이다. 땀으로 체력이 빠진 데다 찬 공기를 오래 쐬면 혈액순환이 둔해지고 회복 속도가 느려진다. 거기에 과로와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잠·소화·면역이 함께 흔들린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쉽게 지치고 땀이 많아지거나, 손발이 차고 배가 자주 사르르 아프고 무릎·허리가 시큰하기도 한다. 어지럼증과 두근거림이 잦아지는 이도 있고, 입이 마르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상열감’으로 밤잠을 설치는 이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몸의 신호를 초기에 알아차리는 일이다. 오후만 되면 기운이 확 빠지고, 소화가 더디며 배변이 일정치 않고, 잠드는 데 30분 이상 걸리는 날이 이어지면 생활 리듬을 조정할 때라는 신호다.
회복의 첫걸음은 체온 관리다.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안팎으로 줄이고 바람을 직접 오래 쐬지 않는다. 물은 미지근하게 자주 마시고, 식사는 찬 음식보다 따뜻한 밥·국·죽 위주로 간을 심심하게 한다. 취침 두 시간 전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호흡으로 몸을 느슨하게 풀어 준다.
걷기는 하루 30분이면 충분하다. 대천천, 화명생태공원 메타세쿼이아길, 구포무장애숲길처럼 평탄한 코스를 고르고, 땀은 살짝만 흘릴 정도로 리듬을 유지하면 밤잠이 한결 편안해진다. 낮에는 햇볕을 조금씩 쬐고, 점심 이후 카페인은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어지럼과 두근거림이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잦아지거나, 불면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복통·설사·변비가 한 달 이상 계속되면 전문 진료를 권한다.
정확한 진맥을 통해 기혈음양(氣血陰陽) 중 무엇이 부족한지를 검사 받고 본인의 체질에 맞는 약재를 처방 받아야한다. 기가 부족하면 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피곤해지며, 혈이 부족하면 어지럽고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게 되고, 음이 부족하면 체중이 줄고 입이 타며 상열감을 느끼고, 양이 부족하면 아랫배가 차갑고 허리나 무릎에 통증이 오며 설사 경향을 보일 수 있다.
각 허증마다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종합하여 의사가 진단하게 된다.
우리 몸은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균형상태에 놓여지게 되면 전신의 모든 기능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한약 치료를 근간으로 하여 한약이 전신으로 잘 운행될 수 있도록 침치료나 약침치료, 그리고 추나치료를 함께 병행해 주면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2025.10.27
조회수 : 143
- ‘십리과자’를 아세요? ‘십리과자’를 아세요? 우윤숙(금곡동) 십리과자(돌사탕)는 내 초등학교 시절을 통째로 녹여 주던 한 알의 사탕이었다. 1950~60년대, 보리고개가 일상이던 때 밥상엔 쌀보다 보리가 더 많아 꽁보리밥이 흔했고, 반찬이라야 소금 간이 센 김치와 집에서 띄운 된장이 전부였다. 학교는 멀고 책가방도 없어 책을 분홍색 책보에 싸 들었는데, 집에서 학교까지 약 4km를 한 시간 넘게 걸어야 했다. 비가 오면 책이 젖지 않게 분홍 책보를 허리에 동여매고 헐떡이며 달렸고, 책무게가 쌓이면 종종 다리에 힘이 풀리곤 했었던 시절이었다. 그런 날에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동그랗고 단단한 ‘십리과자’를 한 알 사 물면 그 먼 거리를 걸어도 하루가 견딜 만했다. 그 사탕은 입속에서 천천히 굴리며 녹여야 했다. 단맛은 깊고 오래갔고, 한 알을 물면 집 근처에 닿을 즈음에야 비로소 단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매일 사 먹기 어려운 형편이라 친구와 반씩 나눠 먹기도 했는데, 먼저 문 친구가 한참 단맛을 뺀 뒤 내게 넘겨주면 나는 남은 단맛을 이어받듯 천천히 녹여먹었다. 지금 같으면 비위생적이라 질색할 일이지만…. 그랬던 나이기에 세월이 흘러 지금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체격은 커졌지만 조금만 걸어도 지루해하고 짜증을 내는 모습이 안쓰럽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와 현재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작은 몸집으로도 먼 길을 걸었고, 한 알의 사탕으로도 하루가 즐거웠다. 작은 사탕 한 알을 나눠먹으며 행복했던 시간이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이제 십리과자는 내 기억 속 군것질로 남았지만 가끔 그 사탕의 오랜 달콤함을 떠올린다. 천천히 녹여야만 맛 볼 수 있었던 인내의 시간, 끝까지 다 녹여야 비로소 알 수 있었던 완주의 행복. 그 맛은 이제 사라지고 없지만 추억은 아직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2025.10.27 조회수 : 125
- 내 고향 사천에 가을이 오면… 내 고향 사천에 가을이 오면… 박정도(화명동) 내가 태어나 자란 고향은 경남 사천시의 시골 마을이다. 스무 살에 부산으로 이촌향도했으니 벌써 40년이 지났다. 고향은 지금 고령의 어르신들만 살고 젊은이들은 아예 없다. 어린 시절 친구가 없으니 고향에 갈 일은 매우 드물다. 그렇지만 고향에서의 추억은 가슴에 남아 장년의 현재 삶을 기름지게 해준다. 고향은 농민들의 마을이었지만 산이 푸르르고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그래서 사시사철 먹을거리는 지천에 널려 있었다. 특히 결실과 수확의 계절 가을이 오면 들과 산엔 온갖 먹을거리가 넘쳤다. 그래서 배고픔은 거의 모르고 살았다. 가을이 오면 야산에서 밤을 많이 거둘 수가 있었는데 산 주인이 있건 없건 밑에 떨어진 밤은 먼저 줍는 사람이 임자였다. 틈틈이 친구들과 밤나무 아래로 가서 토실토실 익은 알밤을 주워 생으로도 먹고 굽거나 삶아서도 먹었다. 밤을 정신없이 줍다가 벌침에 쏘이기도 하고 독사를 보고 혼비백산하기도 했다. 밭에서 캔 고구마는 훌륭한 주전부리였다. 쇠죽을 끓이고 난 아궁이 불에서 고구마를 구워 먹으면 맛이 천하일품이었다. 그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은 출중한 간식거리였다. 초가지붕에 생고구마를 납작하게 썰어 말린 말린 고구마도 멋진 간식이었다. 말린 고구마를 호주머니에 넣어 다니며 심심풀이로 즐겨 먹었다. 또 말린 고구마로 죽을 끓여 먹으면 남다른 별미였다. 고향엔 집집마다 감나무 몇 그루는 있어서 감을 납작하게 썰어 말린 감말랭이도 내세울 만한 주전부리였다. 감말랭이는 얼마나 맛이 달콤한지 요즘의 사탕이나 초콜릿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단맛이 났었다. 그 밖에도 산과 들엔 이름 모를 온갖 열매가 넘쳐났다. 비록 하얀 쌀밥이나 고깃국은 배불리 먹지 못해도 나만 부지런하면 먹는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집을 나서면 곳곳에 먹을거리가 넘쳤으니 말이다. 올가미를 놓아 토끼를 잡기도 했고 꿩을 잡아서 직접 요리해 먹기도 했다. 부모님은 늘 우리 형제자매를 기르며 “눈(目) 같이 게으르지 말고 손(手) 같이 부지런히 하라!”고 말씀하셨다. 눈으로 일거리를 보면 언제 다할까 걱정이 되지만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일하면 금방 다한다는 진리의 말인데 우리에게 항상 당부해 주셨다. 그런 세월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내 나이 예순 살을 조금 넘겼다. 지금은 부산에서 살고 있지만 사천의 추억을 생각하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여건이 된다면 내 고향 사천을 찾아 추억의 길을 다시 가보고 싶다. 2025.10.27 조회수 : 112
-
희망카툰
2025년 10월호 희망카툰
2025.10.27
조회수 : 1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