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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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일터

  • 2022-07-26 17:41:06
  • 정영미
  • 조회수 : 685
복지관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포천초등학교에서 일을 시작한지 3년째 접어들었다.
학교에서 일을 처음 할 때는 아무런 느낌도 없고 마냥 산만하기만 했는데, 새로 부임해온 교장 선생님의 말씀으로 인해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
교장선생님은 주변의 환경이 좋아야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정서적인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며 기존 화단은 물론 주변의 자투리땅 모두를 꽃동산으로 바꾸어 놓자고 제의하셨다. 그때만 해도 관심이 없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였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학교에 들어서면 꽃향기가 그득하다.
등교하는 학생들도 활기차고 생기가 넘치는 모습이다. 겨울에는 동백나무가 파릇파릇한 자태를 보여주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온갖 꽃들이 피어 바람결에 흩날리기도 한다. 꽃을 보며 자라는 학생들은 인성도 고와지고 성격도 밝아진다는 일념으로 손수 우리와 함께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풀을 매고 꽃씨를 뿌린 교장 선생님 덕분으로 이제 포천초등학교는 꽃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학교로 탈바꿈되었다.
또한 이런 환경 속에서 밝고 선한 학생을 만나게 되었기에 소개를 하고자 한다.
어느 비 오는 날 아침 나는 후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굵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부득불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교통정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후 한 여학생이 “아저씨 우산 쓰고 하세요.”하며 내게 우산을 전해주고 학교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얼마나 고맙고 기특하며 대견하던지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교장선생님의 생각대로 꽃밭 속에서 자란 학생들이라 이웃을 배려할 줄 알고, 어른을 섬길 줄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린이로 인해 큰 감동을 받았으며 3년이란 세월 동안 포천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또 오랫동안 포천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동심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착한 소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김종대 / 구포동

최종수정일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