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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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과 실무경험에 대해

  • 2025-09-25 17:38:07
  • 정영춘
  • 조회수 : 1272
자격증과 실무경험에 대해

강신호(만덕동)
 
내가 젊었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체계적인 기능공이나 자격증 제도가 없었다. 전기공이면 ‘전공’, 목공이면 ‘목수’처럼 사람들은 단지 직종 이름으로 그들을 불렀다. 철근공, 페인트공, 배관공 등 현장의 기술자들은 특별한 서류 한 장 없이도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며 일했다. 그때만 해도 ‘기술’은 손끝과 눈썰미, 그리고 현장에서 쌓은 시간이 전부였다.
내 기억으로는 1963년 7월 무렵 처음으로 면허증 제도가 도입되었다. 당시에는 갑류·을류·병류로 구분해 면허를 발급했고, 시험은 오직 서울에서만 치를 수 있어서 지방 기술자들에게는 응시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버스와 기차로 먼 길을 오가야 하고, 지방에선 시험 정보조차 얻기 어려웠다. 그래서 당시에는 자격증 자체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았고 응시자 수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도는 또 바뀌었고, 면허는 자격증으로 전환되었다. 나 자신도 전기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하면서 뒤늦게 자격시험에 응시하려니 쉽지 않았다.
특히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 전기 반장으로 파견되었을 때의 일은 아직도 뚜렷이 기억난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한 전공 기술자가 현장에 배치되었는데, 겉모습과 시급으로 볼 때 능숙한 기술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맡기자 기초적인 공구 사용법과 배선 결선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왜 일을 하지 않느냐” 물었더니 “할 줄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때 나는 그의 자격증이 과연 무엇을 증명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이런 경험은 나로 하여금 제도의 허점과 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몇 가지 제안하고 싶다.
첫째, 자격시험에 실무 경력 요건을 도입하거나 일정 시간의 현장 실습(인턴십·견습 기간)을 의무화하자. 둘째, 실기 평가를 강화하되 단편적 실습이 아닌 ‘현장형 과제’로 평가 방식을 바꾸자. 셋째, 공인된 ‘멘토’나 사업주 추천서를 자격 취득 요건의 일부로 포함해 현장의 추천을 받는 구조를 만들자. 넷째, 자격 갱신(주기적 재교육)을 통해 최신 안전 규정과 기술을 꾸준히 업데이트 하도록 하자. 다섯째, 자격 취득 후에도 경력을 인정받는 임금체계와 승진 경로를 만들어 기능공의 사회적 위상을 높여야 한다.
현장에서의 기술과 숙련은 단기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실력을 입증받는 구조가 되고 그에 따른 대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