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호

이동

어머니이자 인생의 대선배

  • 2025-06-25 19:10:53
  • 정영춘
  • 조회수 : 768
어머니이자 인생의 대선배

김현주(명예기자)
 
주일에 두 번, 가는 곳을 따지자면 네 번 경로당 수업을 하고 있다. 북구 관할 내 경로당에서 수업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8년이 되어간다. 2018년, 우연히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고, ‘한번 해볼까?’ 하는 도전심에 지원한 결과 덜컥 선정되었다. 당시 동화구연가였던 나는 아이들과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어르신 수업은 솔직히 두려움이 앞섰다. 이전에도 특강처럼 간헐적으로만 어르신을 뵈었기에, 정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커리큘럼을 짜기 위해 인터넷과 유튜브를 수백 번도 넘게 검색하고, 20회차 수업 계획안을 작성해 관계 기관에 제출했다. 경로당의 특성과 분위기를 미리 파악하고 갔지만, 막상 현장에서 마주한 복합적인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오묘함이었다.
어르신들의 묵직한 기류에 순간 주눅이 들었지만, 회차마다 주제를 달리하고 흥을 돋우며 진심을 담아 다가가니 점차 마음을 열어주셨다.
50대 중반에 시작한 이 길은 지금 60대 중반이 된 나에게 또 한 번의 성장기를 안겨주었다. 어르신 앞에서 나는 여전히 철없는 아이처럼 보이지만, 바로 그 모습으로 함께 웃고 떠들며 재롱도 부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8년 동안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마음의 골이 생기기도 했지만, 나는 늘 지인들에게 “행복하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어르신 수업을 하면 ‘기가 빨린다’고 했지만, 그 말은 내게 해당되지 않는다. 되려 나는 그분들이 살아오신 연륜만큼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얻었다.
어르신과의 수업은 내게 노후의 청사진을 그릴 기회를 주었고, 부족한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딸처럼 챙겨주시는 그분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다.
이 수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손과 발이 움직이고 두뇌가 맑은 한 계속하고 싶다. 나로 인해 웃음을 찾았고, 생전 처음 해보는 만들기, 그리기, 글짓기 등을 통해 일주일이 즐겁다고 말하는 어르신들 덕분에 오늘도 나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
어머니이자 인생의 대선배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