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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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나의 일상과 함께 하는 문화도시 북구

  • 2022-02-08 15:57:58
  • 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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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람은 거세었고 흐르는 강물 위의 물빛은 눈부시게 영롱했다. 지난겨울 빛나는 물빛 같은 북구의 주민, 미술인들과 인연이 되어 공감의 시간을 나누는 뜻깊은 기회를 가졌었다. 처음으로 진행한 북구의 ‘우리동네미술’에 주민들과 주민이자 미술인인 분들의 눈빛과 그 흥겨움은 아직도 생생하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없는 코로나의 엄중한 시간들 속에서도 소수의 작은 만남들은 이어졌고 주민 참여의 애착과 친밀도는 매우 높았다.
나아가 북구의 미술인들은 다시 모여 앞으로 계속 이어나갈 북구에서의 미술문화 활동을 위해 모임을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북구에서의 미술활동은 많은 분들의 한 걸음씩을 모아 어느덧 나의, 우리의 일상 속으로 흘러들어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북구가 되었다.
문화도시, 다른 도시보다 문화적 사적이 많거나 학문, 예술의 문화 활동이 활발한 도시라는 거대한 사전적 의미보다는 내 곁에 시나브로 다가와 나의 일상에서 나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으로 만들어가는 생활 속의 문화가 있는 도시가 보다 생동감 있는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닐까.
지난해를 마감하며 북구가 제4차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이루고, 주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지정된다고 한다.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된 북구는 올해 1년간 예비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심사를 거쳐 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되면 상당한 행정적 지원으로 주민과 함께 준비하는 많은 문화 사업들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올 한해 북구에서 이루어질 예비문화도시 사업들이 기대가 되는 이유는 북구에는 빛나는 눈빛으로 관심과 열정이 가득한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정산, 백양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낙동강이 굽이도는 천연의 생태환경을 재발견할 것이며 다양한 공동체들의 활동은 서로 돌봄으로 이어질 것이며 무엇보다 나로부터 시작된 우리의 일상을 문화예술로 풍요롭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의 문화예술, 열정과 애정만으로 이어 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변화와 발전의 속도는 빠르지 않고 결과도 더디게 나타난다. 개개인의 관심에 약간의 행정지원이 더해진다면 분명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북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화시설을 자주 거론하게 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전시장, 공연장, 도서관, 박물관등의 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작은 생활문화 공동체와 문화예술모임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위해 조금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구는 당당히 첫 지원에서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되었고 열악한 문화시설을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며 주민과 행정의 협업으로 쾌거를 이루어 낸 것이다.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이루고 주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도시 사업, 북구의 진정한 문화자원은 지역 주민일 것이다.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은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끌어 갈 때 가능한 것이며 주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주민인 나의 삶을 통해 실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꿈과 희망은 지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우리의 꿈이 지역의 꿈이 되어 함께 이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꿈들을 이어주는 북구는 예로부터 사람과 물류가 모여 퍼지는 나루문화가 활발했던 역사적 문화 배경을 가진 도시이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서로 환대하는 건강한 이음도시,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며 올 한해 예비문화도시로 또 어떠한 빛남을 우리에게 보여줄지 사뭇 기대되는 북구, 그 달콤한 동행에 함께 할 많은 지역 주민들에게 마음 깊은 응원을 먼저 보낸다.
유유히 흐르는 거대한 강물의 눈부신 물빛들이 찬란한 것처럼 북구의 주민들은 그렇게 빛날 것이다.

김미희 / 문화기획 올아트22C 대표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