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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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토 문 화 기 행 ⑩ - 금정산 봉우리의 이름들

  • 2001-03-29 00:00:00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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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을 일컬어 부산의 주산(主山)이요, 진산(鎭山)이며 수산(守山)이라고 표현한다.
이처럼 부산을 상징하는 금정산인데도 산에 딸린 봉우리들에 대한 이름들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금정산에는 그 형상이 뛰어난 기묘한 봉우리들이 많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설익은 이름들이 많은 실정이다.
지난날 공식 지도에도 북쪽의 금정산과 남쪽의 상학산이 나타나 있을뿐이다.
그리고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었던 계명봉(鷄鳴峰)이 공식 지명으로 나와있다.
금정산에 얽힌 지명 유래를 조사하면서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에서 북문을 거쳐 동문, 남문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는 의상대, 원효석대 등 역사적 유래가 있는 이름들이 있지만 봉우리에 대한 유래가 전해져 오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금정산의 서쪽과 남쪽으로는 제법 많은 지명과 내력들이 주민들에 의해 구전(口傳)되어 오고 있다.
먼저 고당봉에서 서쪽으로 금곡과 화명쪽으로 벋어 내리고 있는 긴 골짜기를 끼고 있어 이름 그대로 장골봉(長谷峰)이 있는데 주민들이 널리 불러온 이름인 것이다. 그리고 산성마을 남쪽에 솟아 있는 파리봉도 많이 알려진 이름이다.
상학산의 주봉인 상계봉도 이름이 익혀져 왔고 상학산의 화명쪽 신선덤 암봉인 화산(華山)도 주민들이 신성시 하며 불러 온 이름인 것이다. 화명(華明)이란 지명도 화산아래 명당(明堂)에서 유래한 것을 보아도 알수 있다.
금정산에 있는 봉우리들은 어떤 이름으로 불러오고 있을까?
먼저 고당봉, 계명봉, 상계봉, 파리봉, 화산, 장골봉은 예로부터 주민들의 귀에 익은 지명으로 볼수 있다.
그런데 산악인들에 의해 1970년대 이후 산행을 위한 방편으로 붙여진 이름이 있다.
의상봉, 원효봉에서 부터 장군봉, 미륵봉, 대륙봉, 동제봉 등은 산악인들이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부산시민 중에서 금정산 봉우리의 이름을 들라하면 쉽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금정산 봉우리의 이름들이 이제 그 어원(語源)을 정립할 때가 되었으리라.
산 봉우리가 불교문화적인 인연에 근거를 두든, 민족 고유의 토속신앙에서 유래하든, 산을 사랑하는 산악인의 뜻이 담겨있든, 부산시민들이 봉우리에 붙여진 이름과 유래를 음미하면서 금정산을 오를때 산에 대한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질것이 아닌가.
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차원에서도 금정산 봉우리들의 이름과 유래들을 하루 속히 정리하여 널리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현재 금정산의 봉우리는 고당봉, 장골봉, 미륵봉, 장군봉, 계명봉, 원효봉, 의상봉, 동제봉, 대륙봉, 상계봉, 파리봉, 화산 등의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는 실정이다.

최종수정일20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