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호

이동

우리 아이들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 2024-05-29 16:35:49
  • 문유진
  • 조회수 : 1293

우리 아이들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우리 아이들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김범규 /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낙동강을 본 일이 있는가? 유장하게 흐르는 저 강물은 얼마나 의연하고 떳떳한가? 낙동강이 바다를 연모하여 휘달리는 곳, 여기 우리 북부의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생애의 근본이 되는 유·초·중교육의 막중함은 북부교육에 자긍심과 사명감을 고취시키며 우리 아이들이 큰 그릇의 인재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이어진다.
저출생, 저성장의 수축사회로 접어든 지금 우리는 지난 시대보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더욱 존귀하게 대해야 하고, 두 명 이상 몫을 감당할 수 있는 유능하고 강한 사람, 깊이 있고 폭 넓은 사람으로 키워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을 보다 대범하게 키우기를 소망한다. 비근한 예로, 아이들끼리의 다툼에 어른의 개입이 디폴트 값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싸움과 그 처리 과정에서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의연함이 아이를 더 큰 인물로 키울 수 있다는 포용적 인식을 가지기를 바란다.
 
까뮈는 인간의 의무와 도덕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축구에서 배웠다”라고 말했다. 정글 같은 축구장에서 난무하는 몸싸움과 태클과 반칙, 그것들을 정리하는 규칙의 준수, 이런 과정이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요체임을 갈파한 것이리라. 과잉보호와 항의가 질소과자의 질소처럼 꽉 들어찬 교실과 운동장에서는 아이는 바스라지기 쉬운 감자칩이 될 뿐이다. 햇빛 아래서 그림자조차 생기지 않고, 자동문 앞에 서도 문이 열리지 않을 것 같은 존재감 제로의 사람이 되지 않도록 키워야 한다.
 
그리고 학력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초중학교 시기 기초학력은 장기 성장의 토대가 된다. 학력은 거대한 시간 축적의 산물이다. 성적이란 것은 운수대통하거나 하루아침에 치오를 수 없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고 진솔한 해법은 나날의 작은 일상 안에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사소하지만 매일 실천할 수 있는 학습습관의 체화가 중요하다. 첫째, 세 문장 쓰기다. 서론 본론 결론 각 한 문장씩도 좋고, 아니면 자유롭게 ‘그냥’ 쓰는 것이다. 쓰는 것은 읽는 것보다 포괄적인 사고력 신장 방법이며 표현력을 기르고 인성의 내면화에도 기여한다. 컴퓨터나 휴대폰의 자판 두드리기에는 능하나 손쓰기는 약한 이 시대 학생들에게 육필은 역설적으로 더 절실하고 위력적인 학습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수학을 세 문제 이상 풀어보는 것이다. 수학은 해당 단계의 이해가 미흡하면 다음 학습이 불가능하여 제때 학습으로 완벽히 소화해야 한다.
또 장기 학습 레이스에서 개인차와 입시 영향력이 가장 큰 과목이니만큼 수학 친화적 학생이 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셋째, 영상보다 텍스트를 더 많이 보아야 한다. 텍스트는 상상력의 원천이며, 텍스트를 읽어내는 독서는 평범해 보이나 저력 있는 학습이다. 책이나 신문 등 텍스트 자료를 매일 틈틈이 읽어내고 거기서행복감을 느끼는 경지에 이른다면 그 어떤 것에 비길 수 없는 총체적이고 웅숭깊은 공부다.
톨스토이는 역저 ‘부활'에서 교육적 시사가 깊고 넓은 인간관을 보여준다. 그는 “사람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강물은 어디에 있든 언제나 같은 물이지만, 어떤 곳은 좁고 물살이 빠르고 어떤 곳은 물살이 넓고 느리며, 어떤 곳은 맑고 어떤 곳은 흐리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인간의 모든 특성을 맹아처럼 품고 있어서 어떤 때는 이런 특성이, 어떤 때는 저런 특성이 튀어나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하다. 우리는 아이들의 한 없이 열린 가능성을 믿고 존중해야 한다. 어떤 특정 인간형으로 자랄 것이라는 예단은 금물이 돼야 한다. 그래서 어떠한 경우에도 관용의 귀로 듣고 연민의 눈으로 보고 사랑의 언어로 얘기해야 한다. 나아가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훗날 우리 아이들은 대해의 황량, 창공의 무한과도 대결할 수 있는 도전적인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